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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생활은 물살빠른 강기슭의 울퉁불퉁한 도로처럼 지나가 버렸다 덧글 0 | 조회 37 | 2021-04-23 14:45:32
서동연  
해군 생활은 물살빠른 강기슭의 울퉁불퉁한 도로처럼 지나가 버렸다. 꽉 짜여진 일과와 습관 덕분에 일은 몹시 쉬웠다. 그러나 본질적인 생활은 밤에 비로소 시작되었다. 혹인들의 거주구에 여전히 드나들며 초상화를 공짜로 그려 주거나 함께 먹고 마셨다. 할레르슨이 기분 나빠하는 것도 잘 알면서 그들과 함께 식당에 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과 거리에 나가는 일은 훨씬 줄어들었다. 이 일로 뭔가 물어올 경우에는 그림을 그리느라고 바빴다든가 애인과 만나기 때문이라든가 당직이기 때문이라든가 적당히 핑계를 대곤 했다. 조셉 콘래드의 [나르시스 호의 흑인]에서이 녀석은 틀림없이 그 냄새를 좋아하는 모양이군. 보즈웰이 말했다.그야 물론이지. 이것은 대사건이니까. 하고 할레르슨은 말했다. 어떤 큰일이라도 모두 끝장이 날 거야.고마워요. 정말 이 은혜는 잊지 않겠어요.마리화나인데 해 볼래?웃기네. 비웃는 듯한 말투로 그는 말했다. 포츠머드에 처박힐 정도로 거물인가 자네가?혹시 당신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파티는 끝났다.네온의 H자가 불이 꺼져 있었다. 글자 외에는 아무런 명칭도 붙어 있지 않다. 바로 모퉁이에 위치하고 있고 입구 문이 열려 있었다. 슬며시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 그곳은 높은 천장에 형광등이 켜져있는 좁은 로비였다. 선풍기가 천천히 돌고 있었지만 탁하고 무더운 공기에는 아무 효력도 없었다. 뚱뚱한 창녀 한 명이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었다. 프론트의 카운터는 없고 극장의 매표소와 같은 창구가 있을 뿐이었다. 노란 피부에 바싹 마른 남자가 나를 쳐다봤다. 가는 잎담배를 물고 있었다.아냐, 할 수 있어. 붙잡으라구. 내가 질타했어.이것을 읽고 이곳에 열거되어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서 니그로와 얘기를 나눠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어느 것을 들어봐도 나의 지식은 미미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다른 분야와 다를 것이 없다. 나는 언제나 왜 이렇게 나는 무지한 것일까 하고 생각했다. 그것은 니그로들과 얘기하고 있을 때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었다. 누구하
불쑥 부친을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뉴욕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해군과 색소폰 주자의 손을 부러뜨리는 부류들에게서 멀리 벗어나고 싶었다. 이덴 산타나와 함께 지냈던 곳을 이제는 떠나고 싶다. 지금 이 순간 뉴욕의 브룩클린, 7번가 378번지의 아파트 3층으로 달려가고 싶어졌다. 그렇다, 명령과 서약과 래드 캐논이 없는 곳, 회전 경사판과 야자수, 임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곳으로.그러나 나는 언제까지고 비를 피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심하게 뿌리던 비는 어느새 우박을 동반하여 광장을 큰 소리로 때리고 있었다. 그런데도 몸은 가마솥에서 삶아지고 있는 것처럼 뜨거웠다. 갑자기 구역질도 났다. 미시시피 강 상공을 또다시 번갯불이 하늘을 가르듯이 번쩍였다. 눈 속이 뜨겁게 쑤셨다.보즈웰은 싱긋이 웃었다. 필요 없어. 코코넛파이는 먹고 싶지 않아.그 신비로운 장식 털은 하나도 남김없이 면도되었고 내 눈 앞에는 그녀의 아름다운 성기가 노출되어 있었다. 도툼한 그곳은 전체적으로 창백했으며 화집에서 본 희랍의 조각상의 모습을 연상케했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은 대리석과 청동을 소재로 손으로 만든 조각상의 일부가 아니다. 그곳에는 피가 통하고 근육이 차 있는 것이다. 무릎을 꿇고 있는 나의 바로 눈앞에서 숨쉬고 있는 여자의 비밀스런 곳. 두툼한 입술은 굳게 닫혀 있었다.아주 잠시 동안은.그곳에는 여느 때의 맴버가 모두 있었는데 내가 어디에 다니고 있었는지, 왜 돌아왔는지, 물어 보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맥주를 마시고 바비 볼덴과 해군의 은폐 공작에 대해 떠들어 댔다. 그리고 취기가 오르자 밀고를 한 것은 할레르슨이라고 규탄했다. 모두들 저마다 지껄여대고 바비 볼덴을 살릴 방법이 없는지 논의하면서 더욱 더 기세좋게 맥주를 들이켜댔다. 이윽고 나는 밖으로 나가 콘크리트 블럭에 기대어 토하기 시작했다. 땅바닥이 흔들리고 밤하늘이 빙빙 회전을 했다. 이봐요, 모두들 기지로 돌아갈 시간이 됐어요 하면서 딕시가 말했다.날 협박할 생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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